다들 하이브가 BTS 소속사, K팝 회사인 건 알 거임.
최근 하이브가 역대급 2분기 실적을 발표했음. 매출이 무려 5억750만 달러(약 7056억원)를 찍었음.
사람들은 당연히 'BTS 멤버들 솔로 활동이랑 다른 아이돌들이 잘했나 보다' 생각했을 거임. 물론 그것도 맞는데, 진짜 놀라운 건 따로 있었음.
바로 하이브랑은 전혀 연관 없어 보이는 '컨트리 음악'이 대박을 터뜨린 거임.
◇시작은 '빅딜'
K팝 회사가 웬 컨트리 음악이냐 싶을 텐데, 시간을 거슬러 2021년으로 가야 함.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리던 하이브가 스쿠터 브라운(싸이와 CL을 미국에 진출시켰고, 저스틴 비버와 아리아나 그란데를 발굴한 인물)의 '이타카 홀딩스'라는 회사를 10억 달러(1조4천억원)에 인수했음. 이때 딸려온 자회사 중에 '빅 머신 레이블 그룹(BMLG)'이라는 곳이 있었음. 여기가 바로 미국 컨트리 음악의 본고장 내슈빌에 있는 레이블임. 컨트리의 전설 돌리 파튼도 BMLG 소속임. 또한 그 유명한 테일러 스위프트의 전 소속사이기도 함.
결국 하이브는 K팝만 한 게 아니라, 이 인수를 통해 미국 주류 음악 시장, 특히 컨트리 음악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 거임.
참고로 하이브 아메리카 산하에는 BMLG 외에 힙합과 랩을 전문으로 하는 퀄리티컨트롤(QC) 등 다양한 레이블을 보유함. QC 인수에도 3억 달러(4000억원) 정도 썼음. 유명 래퍼 릴 야티, 미고스, 릴 베이비 등이 여기 소속. 이밖에 PR회사와 컨시어지 서비스 업체 등 여러 관련 회사를 추가로 인수함.
◇숫자로 증명된 대박
그래서 그 컨트리 음악이 얼마나 벌었냐? 이게 이번 실적 발표의 핵심임.
올해 상반기(1~6월) 기준으로, 하이브 아메리카 산하 레이블(BMLG 등)이 벌어들인 스트리밍 수익이 하이브 소속 한국 아티스트들이 해외에서 번 스트리밍 수익을 넘어버렸음.
*하이브 아메리카 레이블 스트리밍 수익: 4500만 달러 (약 630억원).
*하이브 한국 아티스트 해외 스트리밍 수익: 4200만 달러 (약 590억원).
이게 얼마나 대단한 거냐면, 같은 기간 하이브 한국 아티스트들이 K팝의 심장인 한국에서 번 스트리밍 수익은 1300만 달러(약 180억원)였음. 미국 레이블 하나가 K팝 본진 수익의 3배 이상을 스트리밍으로만 벌어들인 거임.
실제로 BMLG 소속 아티스트인 토마스 렛의 'Die A Happy Man'은 다이아몬드 인증을 받았고, 라일리 그린의 'Worst Way'는 빌보드 컨트리 차트 1위를 찍는 등 성과가 엄청났음.
2021년 이타카 홀딩스 인수 후 하이브는 곧바로 타임 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림.
◇다른 사업들도 잘 나가는 중
물론 컨트리 음악만 잘 된 건 아님. 본업인 K팝도 여전히 강력했음.
BTS 솔로 투어, 세븐틴, 투바투, 르세라핌 등 월드 투어가 대박 나면서 전년 대비 31%나 급증한 1억 3600만 달러(약 1887억원)를 기록했음.
유니버설 뮤직이랑 합작해서 만든 걸그룹 '캣츠아이'는 북미 투어 전석 매진시키고 빌보드 핫 100에도 오르는 등 반응이 좋음. 웃긴 건 이 그룹 스포티파이 청취자 중 한국인은 1%뿐이고 미국인이 20% 이상, 유럽은 17%임. 그냥 완전 현지화 그룹.
또한 세븐틴은 상반기 국내 앨범 판매량 1위, 엔하이픈은 초동 '더블 밀리언셀러' 달성. 여기에 소셜 플랫폼 위버스는 BTS 멤버들 전역 효과로 월간 사용자 1200만 명을 돌파했음. 위버스 전체 사용자 중 한국어 사용자 비중은 10%에 불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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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줄 요약
-하이브가 2021년 미국 '이타카 홀딩스'를 인수하면서 컨트리 음악 레이블(BMLG)을 품게 됐음.
-이게 신의 한 수가 돼서, 미국 레이블의 스트리밍 수익이 K팝 아티스트들의 해외 수익을 넘어설 정도로 대박이 났음.
-결국 BTS 군백기 리스크를 대비하고 사업 다각화를 위해 투자했던 미국 레이블이, 예상치 못한 컨트리 음악으로 잭팟을 터뜨리면서 역대급 실적을 견인한 거임.
-물론 IPO 당시 부당거래 혐의 조사나 뉴진스 사태 같은 골치 아픈 문제도 남아있긴 하지만, K팝 회사가 컨트리 음악으로 새로운 캐시카우를 만들면서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그림이 완성된 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