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폴·갤럭시·구호 등 브랜드를 운영하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옛 제일모직, 이하 삼성물산)이 2024년에만 129t이나 되는 재고 의류를 불태운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물산은 해마다 재고 상품 소각을 늘려왔는데, 삼성물산을 비롯한 패션 대기업들이 ‘친환경’ 마케팅을 며 뒤에서는 재고 의류를 소각한다는 점에서 ‘그린워싱’(친환경과 거리가 있음에도 녹색경영을 표방하는 행위)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내 패션 대기업 3사인 삼성물산, 한섬패션(현대백화점 계열사), 엘에프(LF)패션(LX 계열사)의 재고 의류 소각 현황 자료를 입수했다. 각 기업이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동안 삼성물산은 연평균 106.7t, 한섬패션은 41.6t을 소각했다. 엘에프패션은 2023년부터 2024년까지 2년 동안 연평균 45t을 불태웠다.
기업들이 재고 의류를 불태우는 이유는 브랜드의 ‘고가’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싸게 팔거나 기부하느니 태우자”는 전략이다. 삼성물산의 주요 브랜드별 최근 3년치 소각 내용을 보면, 빈폴 재고 의류는 37억9천만원, 갤럭시는 36억5천만원, 구호 34억1천만원, 로가디스 32억8천만원 등이다. 이 브랜드들은 100만원 넘는 외투 제품이 있고, 재킷도 40만원 이상인 고가~중간가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2018년 명품 브랜드 버버리가 약 422억원 규모(코트 2만 벌 정도)의 의류와 액세서리 등을 불태워버려 논란이 됐는데, 버버리 역시 한국의 패션 대기업들처럼 ‘고가 전략’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던 것이 드러나 비판을 샀다. 정주연 다시입다연구소 대표는 “고가의 옷이 안 팔려서 재고로 남았다고 하면 이미지가 떨어질까 우려한 것”이라고 했다.
뒤에선 의류 소각, 앞에선 ‘친환경 의류’ 그린워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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