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책이 은닉한 필로폰.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제공=연합뉴스]

수도권 일대의 사찰이나 낚시터 등 은밀한 장소에 필로폰을 숨겨 유통시킨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에 검거된 일당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필로폰 유통조직 일당과 매수·투약자 등 총 122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검거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 가운데 56명은 구속됐다.

총책인 중국인 A 씨에 대해선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려 추적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에 검거된 일당 중 유통책 56명은 지난 2023년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수도권 일대를 돌며 3058차례에 걸쳐 주택가 우편함 등에 필로폰 1890ｇ을 숨기는 방식으로 판매했다.

필로폰을 숨긴 일당이 A씨한테 좌표를 전달하면, A씨가 매수자들에게서 돈을 받은 뒤 위치를 안내했다. 이들이 필로폰 유통장소로 택한 곳은 도심 주택가는 물론, 인적이 드물고 CCTV 감시망이 미치지 않는 사찰과 낚시터, 야산 땅속 등이었다.

수사 당국은 일당에게서 좌표를 안내받아 필로폰을 챙긴 뒤, 주거지에서 투약한 66명도 붙잡았다.

이들 검거 인원 중 122명 중 한국인은 14명에 불과했고, 나머지 108명은 조선족인 것으로 파악됐다.

유통책의 경우 56명 중 49명이 조선족이었다. 총책 A씨는 내국인보다 상대적으로 유대감이 많은 조선족을 중심으로 포섭한 뒤 필로폰 유통에 투입했다.

조선족 유통책 중 한 명은 자동차 트렁크에 야구배트와 회칼 등 흉기도 싣고 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검거 과정에서 형사를 경쟁 세력 조직원으로 오인해 회칼로 위협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서 밀입국해 활동하던 또다른 조선족 유통책 한 명은 이를 숨기려고, 경찰 조사과정에서 친형의 인적사항을 제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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